주 52시간 확정... 300인 이상 사업장 7월 1일부터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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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매듭지은 노동시간 단축…중복할증은 끝내 적용 않기로

주 최대 노동시간 68→52시간으로…청와대 “환영한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과 3당 간사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과 3당 간사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뉴시스

노동계의 최대 현안이었던 노동시간 단축 문제가 5년 만에 매듭짓는 모양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고착상태였던 논의는 법정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만들자는 새로운 협상안이 나오면서 급물살을 탔다. 다만, 휴일 노동에 대한 중복할증은 끝내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공휴일 유급휴가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자 청와대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복할증을 적용하지 않는 데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핵심 ①
'1주일은 7일' 명시해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
중복할증은 적용하지 않기로

2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재논의하는 고용노동소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회의실이 비공개로 닫히고 있다.
2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재논의하는 고용노동소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회의실이 비공개로 닫히고 있다.ⓒ정의철 기자

환노위는 지난 26일부터 27일 새벽까지 날을 넘기는 마라톤회의 끝에 노동시간 단축을 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의 골자는 주간 최장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일주일은 7일이 아닌 5일'이라는 꼼수 행정해석으로 늘어난 노동시간을 '일주일은 7일'이라는 입법을 통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당 노동시간은 40시간에다 최대 연장근로 12시간을 포함해 최대 5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주일은 5일'이라는 꼼수 행정해석을 통해 주말 이틀간 16시간의 휴일 노동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은 합법적으로 주 68시간으로 늘어나게 됐다.

기업들은 꼼수 행정해석을 발판삼아 보다 싼값으로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늘려왔다. 휴일 노동의 경우에는 휴일 수당과 연장 수당을 중복해서 기본수당(100%)에 휴일수당(50%)과 연장수당(50%)를 더해 200%를 지급해야 한다.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노동이면서 휴일 노동이기 때문이다. 이를 중복할증이라고 일컫는다. 기업 측에 경제적인 부담을 부과하면서 장시간 노동을 억제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은 5일'이라는 꼼수 행정해석으로, 휴일에 일하는 것은 일할 의무가 없는 날에 일하는 것이 되면서 연장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에 정해진 중복할증을 적용받지 못한 채 노동자들은 통상임금의 150%만 받아야 했다. 노동계에서는 잘못된 행정해석을 바로잡게 된다면 당연히 중복할증도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여당 일부 의원들이 협상 과정에서 노동 시간을 줄이는 대신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협상하려 하자 '노동개악'이라는 반발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면 노동시간 단축의 효과도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기업들은 당연히 줘야 할 임금을 주지 않고 싼값으로 휴일 노동을 시킬 수 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뉴시스

당연히 환노위 협상 과정에서도 중복할증 문제가 큰 쟁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휴일 노동을 전면 금지하는 안과 공휴일을 유급 휴일로 만들자는 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중복할증 적용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복할증 적용 대신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노동계와 두 가지 안의 내용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중 휴일 노동을 전면 금지하는 안은 '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공휴일을 유급 휴일로 만들자는 대안으로 노동시간 단축 협상이 진전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적이지 않지만 우리가 논의한 내용들 일정 부분은 노동계에도 언급을 했다"며 "당내에서는 휴일 노동을 전면으로 금지하는 원칙을 가져가는 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 그 안을 가지고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도 공휴일 유급 휴일도 살아있는 제2의 안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저희가 어떻게 하더라도 중복할증을 전면금지하게 되는 데 대해 노동계가 손을 들어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노동계가 (중복할증 문제를) 끝까지 주장하지 않음으로써 조직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공휴일만 되면 자괴감에 빠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키워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근로기준법 개정안 내용은 노동계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유익한 것 아닌가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관공서에서만 주로 적용되던 공휴일 유급휴일을 민간까지 확대하게 되는 것도 한 단계 진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휴일근로를 전면 금지하면) 기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너무 과도한 규제라 우리가 받을 수 없다고 했다"며 "대신 공휴일 유급휴일은 야당에서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다가 그렇게 되면 노동시간 단축 협상이 물 건너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추가 안건으로 상정해 급물살을 탔다"고 상황을 전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핵심 ②
빨간날을 유급휴일로, 민간까지 확대

2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재논의하기위한 고용노동소위 법안심사 개회가 선언되고 있다.
2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재논의하기위한 고용노동소위 법안심사 개회가 선언되고 있다.ⓒ정의철 기자

중복할증 대신 여야가 택한 공휴일 유급휴일은 노동계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휴일과 노동절만 유급 휴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3.1절, 광복절, 명절 연휴 등 연 15일가량의 공휴일을 모든 민간 노동자들이 돈을 받고 쉴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이외에도 무제한 노동을 가능하게 했던 특례업종도 대폭 축소됐다. 특례업종은 노사가 합의하면 법에 정해진 근로시간보다 더 일할 수 있는 업종을 일컫는다. 그동안 금융업과 방송업, 통신업 등 26개였던 특례업종은 운송 관련 업종 4개와 보건업종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특례업종으로 남은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 등의 업종은 특례를 유지하는 대신 노동자들의 연속 휴식시간을 최소 11시간 보장하기로 했다. 이 규정은 오는 9월 1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적용은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노동시간 단축의 경우에는 300인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관은 오는 7월 1일부터, 50인 이상~299인 이하는 2020년 1월부터, 5인 이상~49인 이하 기업은 2021년 7월 1일부터 실시된다.

또한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는 특별연장 근로시간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주 52시간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 7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노사 간 합의에 의해서 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가 허용되도록 했다.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는 것 역시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적용되지만 30인 이상~299인 이하 사업장은 2021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29인 이하 사업장은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청와대 "환영한다", 노동계 입장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회 환노위의 여야 합의안은 주 40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는 주휴일 노동에 대해 연장노동수당과 휴일노동수당을 중복해서 지급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으며, 이는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노동은 연장노동에도 포함되어 중복가산수당을 지급해야한다는 법원의 압도적인 판결과 정면 배치된다”고 밝혔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회 환노위의 여야 합의안은 주 40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는 주휴일 노동에 대해 연장노동수당과 휴일노동수당을 중복해서 지급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으며, 이는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노동은 연장노동에도 포함되어 중복가산수당을 지급해야한다는 법원의 압도적인 판결과 정면 배치된다”고 밝혔다.ⓒ뉴시스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자 청와대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중복할증 적용을 강하게 주장했던 정의당 이정미 의원도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휴일 노동에 대해서는 100% 중복할증을 실시하며, 노동시간 특례업종을 전면 폐지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오늘 통과된 개정안은 이러한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는 아쉽고 부족한 결정"이라면서도 "우선 여야 합의가 가능한 개선안이 시행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도 중복할증이 적용되지 않는 데 대해 반발하면서도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같은 날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의미 있는 내용도 있지만 위법한 행정지침에 면죄부를 주는 내용"이라며 "여야 합의안은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주휴일 노동에 대해 연장 노동수당과 휴일 노동수당을 중복해서 지급하는 것을 부정하고 있는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공휴일을 일반 노동자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은 그간 한국노총이 줄기차게 요구한 것으로서 민간부문 비조직노동자에게 보편적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긴급 회원조합대표자 회의를 열어 국회 환노위 여야 합의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역시 내부 논의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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